지리산서 천연발효식초 만드는 母女, 조경남·조은새 '황금능선발효원' 대표
지리산서 천연발효식초 만드는 母女, 조경남·조은새 '황금능선발효원' 대표
  • 조현웅 기자
  • 승인 2019.05.09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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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천왕봉 초입에 위치한 황금능선발효원은 감식초 등 천연발효식초를 만드는 곳이다.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발효식초의 종류만해도 11가지나 된다.
황금능선발효원은 지리산 천왕봉 아래 해발600m 청정지역 중산마을에서 천연발효식초를 만드는 곳이다.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식초의 종류만 해도 11가지나 된다.

지리산 천왕봉 등산로 초입의 중산마을에 위치한 황금능선발효원. 조경남·조은새 모녀(母女)가 천연발효식초를 만드는 곳이다. 모녀가 만드는 천연발효식초는 그 종류만 해도 오미자, 오디, 생강, 머루, 당귀, 마가목, 아로니아, 사과, 파인애플, 바나나, 감 등 11가지나 된다. 모녀는 식초는 안 되는 것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식초의 효능 역시 사용된 재료에 따라 가지각색이라고.

“머루식초는 노화방지·시력개선, 감식초는 비타민C·감기예방, 파인애플식초는 다이어트·수면장애, 아로니아식초는 눈의피로·항산화효과, 사과식초는 고혈압예방·위장장애, 생강식초는 당뇨병개선·혈액순환, 오디식초는 면역력향상·원기회복, 오미자식초는 갱년기·혈관건강, 당귀식초는 빈혈·탈모·자궁건강, 마가목식초는 골다공증·루마티즘 등에 효과가 좋아요”

식초는 우리 몸을 이롭게 하는 다양한 성분을 가지고 있다. 식초는 총 60여 종의 유기산이 들어있는 항산화제로 노화와 질병을 일으키는 활성산소를 파괴해 노화를 방지한다. 근육의 젖산을 분해해 배설시키고, 혈액순환은 물론 피로 회복에도 도움을 준다. 칼슘 같은 미네랄이 우리 몸에 잘 흡수될 수 있도록 돕는다. 식초는 산성이지만 몸속에서는 알칼리성으로 변화하는 특성이 있어 건강에 이롭다. 모녀는 향후 파인애플, 바나나 식초 등은 제외하고, 지역에서 나는 솔잎, 칡 등의 생산물을 이용해 천연발효식초 종류를 수정할 계획이다.

 

조경남, 조은새 모녀는 지리산 초입에 위치한 황금능선발효원에서 감식초 등 천연발효식초를 만들고 있다. 모녀가 만드는 발효식초의 종류만해도 11가지나 된다.
2000년 귀농귀촌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하던 때 산청 중산리 마을로 온 모녀는 자연스럽고 건강한 맛을 담아내기 위해 인공첨가물 없이 천연발효식초를 만들고 있다. 감, 오디 등 사용되는 재료 대부분도 직접 수확·엄선한다고. 사진은 어머니 조경남 대표(왼쪽)와 딸 조은새 대표.

전원생활 위해 산청으로 온 모녀

어머니인 조경남 대표는 서양화를 전공한 미대출신 화가다. 마산에서 미술학원을 운영하다가 남편의 소망이던 전원생활을 위해 2000년 산청 중산리로 온가족이 함께 내려왔다. 당시는 귀농귀촌이란 단어조차 생소하던 때로 그녀는 남편의 꿈이었던 전원생활을 위해 내려온 것도 있지만 본인이 워낙 시골을 좋아했기 때문에 내려오는데 동의했다고 한다.

“은새가 커서 자서전이라도 쓸 때 도움 되라고 어릴 적부터 시골을 굉장히 많이 데리고 다녔어요. 그래서 은새도 시골과 친근해 전원생활을 위해 시골로 내려간다 했을 때 오히려 더 반기더라구요. 또 시골로 간다하면 대게 부모들이 자식 교육과 관련된 걱정을 많이 하는데, 저는 시골, 도시를 떠나 어디서든지 잘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 부분에 있어 은새도 알아서 잘 해주기 때문에 걱정 없이 내려올 수 있었죠”

딸 조은새 대표 역시 평소 어머니와 함께 시골에 자주 놀러갔던 탓에 시골이 친근했었던지 내려오는데 찬성했다. 당시 16살이었던 조은새 대표는 사춘기나 교육 문제 등으로 시골생활에 트러블이 있을 법 했지만 시골에 온 것을 참 잘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조경남 대표는 시골로 내려온 뒤 음식점을 운영하며 직접 사용하기 위해 천연발효식초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 식초를 손님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는데, 반응이 좋자 딸 조은새 대표와 함께 약초축제까지 나가게 됐다고 했다. 이후 비전을 느낀 모녀는 본격적으로 천연발효식초 사업을 시작했다.
조경남 대표는 시골로 내려온 뒤 음식점을 운영하며 직접 사용하기 위해 천연발효식초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 식초를 손님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는데, 반응이 좋자 딸 조은새 대표와 함께 약초축제까지 나가게 됐다고 했다. 이후 비전을 느낀 모녀는 본격적으로 천연발효식초 사업을 시작했다.

삶의 터를 시골로 잡은 만큼 조경남 대표는 산채 위주 음식을 파는 식당과 곶감농사, 게스트하우스 등을 운영했다. 조은새 대표는 학업을 이어나가며 주말마다 어머니 일을 도왔다. 이때부터 조경남 대표는 곶감농사 지은 것의 일부를 감식초로 발효시켜 식당에 사용하기도 하고, 손님들께 나눠주기도 했는데, 손님들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고 한다. 감식초뿐만 아니라 남편이 산에서 따온 약초나 열매로 담근 식초도 반응이 뜨거웠다고.

“산청군 중산리는 식초를 발효시키기에 최적의 기후를 갖고 있어요. 그늘만 있으면 밖에 가만히 두기만 해도 발효가 잘 이루어져 자연스럽고 깊은 맛이 나죠. 그래서 손님들이 더 좋아한 것 같아요. 그 맛이 천연발효식초의 묘미거든요”

조경남 대표는 생각보다 식초에 대한 반응이 좋자 산청 대표축제인 약초축제(2015년)에 ‘식초’로 나가보기로 결심했다. 조경남 대표 혼자서는 무리기 때문에 딸 조은새 대표에게 SOS를 요청해 함께 약초축제에 나가게 됐다. 약초축제서도 천연발효식초는 성공적이었고, 이를 계기로 모녀는 본격적으로 천연발효식초 사업 ‘황금능선발효원’을 시작한다. 황금능선발효원이란 이름은 중산리에서 바라본 지리산 능선(구곡산) ‘황금능선’에서 가져왔다. 지리산 황금능선은 해가 질 때 석양에 비친 잎이 황금처럼 빛난다 해 붙여진 이름이다. 가을에 단풍으로 황금물결이 친다 해 붙은 이름이기도 하다.

 

조은새 대표는 '커피'와 관련해 꿈을 갖고 있었지만 어머니 일을 돕다가 2015년 산청약초축제에 나간 뒤 천연발효식초에 비전을 느꼈다고 한다. 그녀는 자신이 배운 커피를 식초에 활용해 식초음료 등 다양한 메뉴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했다.
조은새 대표는 '커피'와 관련해 꿈을 갖고 있었지만 어머니 일을 돕다가 2015년 산청약초축제에 나간 뒤 천연발효식초에 비전을 느꼈다고 한다. 그녀는 자신이 배운 커피를 식초에 활용해 식초음료 등 다양한 메뉴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했다.

조은새 대표 ‘커피’에서 ‘식초’로

조은새 대표의 꿈은 ‘커피’, 즉 바리스타가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커피를 공부하기 위해 일본으로 2년여 간 유학까지 다녀왔다. 그녀는 일본에서 커피뿐만 아니라 식초, 효소 등도 함께 공부했는데, 일본이 한국에 비해 식초문화가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어머니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서였다. 그녀는 “일본은 건강식을 선호하고, 장인정신이 있어 꾸준히 대를 이어 발효식초 등을 만들어요. 그래서 식초문화가 잘 발달되어 있고, 자리 잡혀 있어요. 우리나라는 식초문화는 아직 자리를 잡아가는 단계인 것 같아 많이 알려야 된다고 생각해요”라고 설명했다.

유학을 마친 그녀는 서울 등에 있는 회사에 취업했지만 꿈을 쫓아 지리산 중산리로 돌아왔다. 어머니가 운영하던 게스트하우스와 함께 ‘카페새’를 열어 운영하게 된 것이다. 때마침 어머니로부터 약초축제에 나가자는 제의도 들어왔다. 식초, 효소 등을 공부했던 그녀도 약초축제에 관심이 많아 적극적으로 어머니를 도와 축제에 나갔다. 그녀는 일본 유학시절 아르바이트 하던 경험 덕분에 천연발효식초에 대한 홍보는 물론 판매까지 성공적으로 이끌어냈고, 이를 통해 식초의 비전을 몸소 느꼈다. 이후 본격적으로 어머니와 함께 천연발효식초 사업을 시작한 조은새 대표는 커피 배웠던 것을 활용해 식초음료 등을 만들고 디자인회사에서 일했던 경험을 살려 어머니가 직접 그린 그림을 제품 디자인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조현웅 기자

 

황금능선발효원 천연발효식초
황금능선발효원 천연발효식초

“제대로 알고먹자!” 모녀가 알려주는 천연발효식초 효능

①피로 회복에 좋다.

식초가 신맛이 나는 이유는 다양한 유기산 때문이다. 유기산은 피로의 원인인 유산을 분해하기 때문에 식초를 섭취하면 피로 해소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식초를 당분과 함께 섭취할 경우 글리코겐이 보충되어 원기를 북돋우는 효과도 있다.

②성인병 예방 및 나트륨 섭취를 줄여준다.

소금 속 나트륨은 혈압을 높이고 고지혈증 같은 질병을 일으키기도 한다. 조리할 때 식초, 소금, 간장 순으로 양념하면 신맛 때문에 소금을 적게 넣게 된다.

③소화 돕고 변비를 예방한다.

식초의 신맛은 입맛이 돌게 하는 효과가 있어 위액 분비를 촉진하고 소화기 신경을 자극해 음식물의 소화, 흡수율을 높인다. 식초의 유기산은 장의 연동운동을 활발하게 도와 장을 튼튼하게 하고 배변을 돕는다.

④칼슘 흡수를 돕는다.

식초에 들어있는 초산은 칼슘을 용해하는 효능이 있어 식품에 함유된 칼슘을 추출해낸다. 칼슘은 그 자체만으로는 몸에 흡수되기 어렵고 식초에 용해시키면 우리 몸에 원활하게 흡수될 수 있다. 식초에 과실을 담가두면 그 속의 칼슘이 우러나므로 과실초를 마시는 것만으로도 칼슘 부족을 예방할 수 있다.

⑤혈당 상승을 억제한다.

식초에는 혈당치가 급격히 상승하는 것을 억제하는 효능도 있다. 식초의 성분이 식사 후 위에 도달한 음식물이 흡수되는 시간을 지연시켜 소화 흡수가 느려지므로 혈당치가 급격히 상승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과실초를 만들어두고 자주 마시면 자연히 비만이나 당뇨를 예방하는 효과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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