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의 밥상’ 지리산대박터 고매감 서훈기 대표
‘하동의 밥상’ 지리산대박터 고매감 서훈기 대표
  • 조현웅 기자
  • 승인 2019.04.22 23: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매감, 지난 2018년 5월 23일 오픈
하동의 농산물만 사용해 음식 만들어
대표메뉴 산채비빔밥·엄나무토종닭백숙
사시사철 만개한 꽃 등 볼거리 가득해
하동군 악양면에 위치한 지리산대박터 고매감은 지역 농부들의 농산물을 이용해 산채비빔밥 등 건강한 한 끼를 제공한다.
하동군 악양면에 위치한 지리산대박터 고매감은 지역 농부들의 농산물을 이용해 산채비빔밥 등 건강한 한 끼를 제공한다.

하동군 악양면 정서마을에서 악양면사무소를 따라 산길로 5분여 차를 타고 올라가면 ‘지리산대박터 고매감’이 보인다. 이곳은 서훈기 대표가 지난해 5월 23일 문을 연 농원식당이다. 농원식당인 만큼 고매감은 지역 농부들의 농산물을 이용해 건강한 한 끼를 제공한다. 서 대표 본인도 악양면에 귀농한 농부로 고사리·매실·대봉감을 농사짓거나 수매한다. 그래서 농원식당 이름을 ‘지리산대박터 고매감’이라 지었다. '고매감'은 그의 농작물에서 한 글자씩 가져온 것으로 '고맙습니다' '매우 감사합니다'란 뜻도 갖고 있다. 고매감 앞머리를 장식한 ‘지리산대박터’는 그의 농장 이름이다.

고매감의 대표메뉴는 산채비빔밥과 엄나무토종닭백숙이다. 산채비빔밥은 참고사리, 취나물, 숙주, 호박, 표고버섯, 도라지, 당근 등 7가지 산채와 4~5가지 제철 농산물로 구성됐다. 모두 서 대표와 인근 농부들이 직접 재배한 농산물들로, 가격은 9천원이다. 엄나무토종닭백숙에 들어가는 엄나무는 서 대표가 매년 봄 직접 말린 것으로, 백숙에는 닭국과 찹쌀로 만든 녹두죽이 함께 제공된다. 가격은 4만8천원이다. 산채비빔밥과 닭백숙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세트메뉴도 인당 1만6천원(4인 기준)으로 구성돼 있다.

서 대표는 맛과 서비스, 친절은 음식점의 기본이고 먹는 것 만큼 볼거리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고매감 곳곳에 볼거리를 만들었다. 특히 그는 고매감에 사시사철 꽃이 피도록 했는데, 이는 그가 손수 하나하나 심은 것들이다. 서 대표는 매화꽃, 복숭아꽃, 개나리, 산수유, 장미, 사과, 돌배, 아로니아를 시작으로 각종 난초류, 알뿌리꽃, 로즈마리, 라일락, 꽃양귀비, 다알리아, 구절초, 목단 등 100여종의 각종 나무와 화초들을 심어 고매감을 사계절 꽃 피는 농장으로 만들었다.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고매감을 음식점이 아닌 박물관이나 펜션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있을 정도다.

 

서훈기 대표가 직접 촬영한 하동의 명소 부부송. 그는 하동의 명소들을 촬영해 고매감 곳곳에 전시하고 있다.
서훈기 대표가 직접 촬영한 하동의 명소 부부송. 그는 하동의 명소들을 촬영해 고매감 곳곳에 전시하고 있다.

이처럼 서 대표가 이곳을 애지중지 가꾸는 이유는 고매감을 하동의 랜드마크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 때문이다. 그는 포천의 허브아일랜드, 용인의 에버랜드처럼 하동의 고매감이 자리잡길 꿈꾼다고 말했다. 불가능할 만큼 큰 꿈이지만 이루어진다는 소명의식을 갖고 노력한다면 가능할 것이라고. 고매감의 특색은 '꽃'뿐만이 아니다. 고매감에선 '사진'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서 대표가 사진에 관심이 많아 고매감 내부에 그가 직접 찍은 하동의 명소 사진들을 전시해뒀기 때문이다.

 

서훈기 지리산대박터 고매감 대표는 지역 농산물로 음식을 만드는 것은 물론 사회적기업인 주민공정여행사 '놀루와'를 만들어 지역 알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서훈기 지리산대박터 고매감 대표는 지역 농산물로 음식을 만드는 것은 물론 사회적기업인 주민공정여행사 '놀루와'를 만들어 지역 알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자연과 가장 잘 어울리는 메뉴와 식단을 위해 제가 직접 재배한 농산물과 지역 농부들의 농산물로 음식을 만듭니다. 고사리, 매실, 대봉감은 악양면의 특산물이기도 해 지역을 알리는 데도 기여하고 있죠. 지역 농부분들도 고매감을 통한 판로가 생겨 많이들 좋아하세요.”

고매감은 오롯이 지역 농산물을 이용해 음식을 만든다. 어쩔 수 없이 부족하거나 지역에 없는 농산물은 외부 것을 쓰는데, 그마저도 하동공설시장이나 진주중앙시장을 통해 들여온다. 서 대표는 지역농산물을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지역을 알릴 수 있고, 지역 사랑을 실천할 수 있다고 했다. 이처럼 그는 지역 사랑에 앞장서고 있는데, 지역 농산물 사용 외에도 하동 악양면과 화개면 주민 7명과 함께 주민공정여행사 '놀루와'를 만들었다. 놀루와는 이익보다는 지역사회에 공헌하자는 취지로 만든 사회적 기업으로, 하동의 유명 관광지보단 하동의 알려지지 않은 비경이나 숨은 명승지, 고향의 정을 느낄 수 있는 곳을 소개하고 있다.

서 대표가 지역 사랑에 앞장서는 이유는 이곳이 바로 그의 고향이기 때문이다. 귀농 전 그는 용인에서 농산물바이어로 활동했고, 포천에서 농산물전문점을 운영했다. 그러던 중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고, 서 대표는 고향에 혼자 있는 어머니와 남겨진 과수원을 보고 귀농을 결심했다.

2009년 1월 15일 귀농 초기에는 서 대표 혼자 내려왔다. 지금은 아내와 자녀들도 함께 내려와 있지만 당시 자녀교육 문제 등으로 6년간 홀로 농사를 지은 서 대표였다. 그는 혼자 1만4천500평 매실농장을 감당했는데, 도저히 무리라 생각해 수확량은 적더라도 고품질 농사로 가야겠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농약을 버리고, 친환경인증·유기농인증을 받았다. 매실 수확량은 부모님 때 비해 1/3 수준으로 줄었지만 건강한 먹거리를 찾는 고객들로 매출은 더 높았다. 이후 농부로서 자리매김 한 그는 고향 알리기의 첫 걸음을 뗐다. 고향의 맛은 '고매감'으로, 고향의 멋은 '놀루와'로 말이다.

조현웅 기자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