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농부로 청년농업에 기여하겠다" 권보성 전 경남 4H 회장
"평범한 농부로 청년농업에 기여하겠다" 권보성 전 경남 4H 회장
  • 조현웅 기자
  • 승인 2019.04.08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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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회장, 지난 2월 경남 4H회장 임기 마쳐
농업특별위활동등 여전히 청년농업이끌어
청년농부 함께 모여 이달중 협동조합 설립
농업 포화상태 해결책으로 '컷트제' 제안해
권보성 경남4H회장이 임기를 마치고 지난 2월 평범한 농부의 일상으로 돌아갔다.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청년농부를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었다.
권보성 경남 4H회장이 임기를 마치고 지난 2월 평범한 농부의 일상으로 돌아갔다.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청년농부를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었다.

지난 2월 경남4H 회장 임기를 마치고 평범한 농부로 돌아간 권보성 전 회장을 만났다. 권 회장은 임기가 끝났음에도 더 바쁜 시간들을 보내고 있었다. 그동안 소홀했던 자신의 농장을 가꾸고 회장으로 활동했을 때 맡았던 일들을 이어가다보니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라고 한다. 그럼에도 농부 권보성은 밝은 표정을 보였다. 풀이 무성했던 자신의 농장이 제 모습을 찾아가듯 권보성 회장도 농부의 일상으로 돌아간 모습이었다.

다만 일상으로 돌아가지 않은 것은 청년농부를 생각하는 그의 마음이었다. 여전히 그는 경남도 농업특별위원회 활동으로 청년농부와 관련한 정책을 제안하고, 선도농가로서 후배 청년농부들을 이끌고 있었다. 특히 최근 그가 집중하고 있는 것은 협동조합 설립이다. 전반적으로 농업이 힘든 이 시기를 ‘혼자’가 아닌 ‘함께’ 타파하기 위함이다.

청년농부 17명이 뭉쳤다 ‘협동조합’

권보성 씨는 경남도 경영마케팅 분과 과정을 함께 했던 청년농·중소농 17명과 함께 이달 중으로 협동조합을 설립할 예정이다. 협동조합이 설립되면 이들의 농산물은 하나의 공동브랜드로서 판매된다.

권보성 농부는 “농부들의 가장 큰 고민은 판로 문제다. 내가 나물·고사리·마늘·도라지를 농사짓든, 조합원이 블루베리·블랙베리를 농사짓든 결국 팔아서 농가수익으로 이어져야 생활이 가능하다”며 “농산물이 판매로 이어져야 하고, 이를 위해 홍보가 필요하다면 혼자보단 함께 홍보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협동조합을 만들면 농촌 일손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함께 모여 부족한 일손을 더하는 것인데, 작물마다 일손이 필요한 시기가 달라 효율적이다. 이외에도 청년농부가 농업관련 정보를 얻을 곳이 마땅히 없는데 비슷한 또래가, 비슷한 상황에서 농사를 짓다보니 정보교류에 있어서도 편하다”고 설명했다.

권 회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초청해 청년농업의 실태를 알리기 위한 간담회 실시한 바 있다.
권 회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초청해 청년농업의 실태를 알리기 위한 간담회를 실시한 바 있다.

"정치가든, 기업가든 뭐든 돼서 청년농업 바꾸겠다"

농업과 직접 연관이 없는 사람은 농업 현실의 심각성을 잘 깨닫지 못한다. 때문에 흔히들 “할 것 없으면 시골가서 농사나 짓지”라고 말한다. 농부가 듣는다면 콧방귀 낄 말이다. 권보성 씨도 27살 때 의령으로 귀농하기 전까진 같은 생각이었다. 그 역시 귀농을 해 직접 겪고서야 농가 현실의 어려움을 체감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일단 그가 보기에 농업 관련 정부지원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었다. 농업기술센터가 마련한 여러 교육들도 도움은 될지언정 이론에 불과했다. 그는 “청년농부가 정보를 얻기 위해 제일 많이 방문하는 곳이 농업기술센터다. 그곳에 초청된 유명 강사분들이 농업에 대한 교육을 실시한다.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다. 그리고 그분들이 설명하는 농업의 비전은 밝다. 하지만 실제 농부가 보기에 그것은 이론에 불과해 현실과 괴리감이 있다”고 말했다.

권 씨가 경남4H 연합회장을 맡은 이유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그는 “청년농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진짜 청년농부가 나서야 한다고 느꼈다. 평범한 농부가 아무리 외쳐도 위에서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어느정도 지위가 있어야 말이 통하고, 무언가를 바꿀 수 있다”며 “한 명의 농부였다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후보(현 경남지사)를 초청해 청년농업간담회 등을 열 수 없었을 것이다. 때문에 정치든 기업이든 청년농업에 도움 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게 목표다. 물론 아직 준비할 게 많다. 가장 시급한 건 가정의 평화다. 경남4H 회장을 하며 밭일에 소홀했더니 아내가 뿔이 나있다(웃음)”고 말했다.

농업문제 해결 ‘컷트제’ 필요

전반적으로 농업은 포화 상태다. 이는 농산물의 가격하락으로 이어진다. 권보성 씨는 “예컨대 작년에 수박이 잘 됐으면 올해 많은 농부들이 수박을 키운다. 그럼 수박 가격이 폭락한다. 이러한 악순환이 계속 반복된다”고 설명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그가 내놓은 방법은 ‘컷트제’다.

그는 정부차원에서 컷트제를 도입해 작물 포화 현상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사전에 농업분야 전반에 대한 데이터 확보가 필요하다는 전제를 그는 덧붙였다. 권 씨는 “농부가 어떤 작물을 짓는지 데이터가 나와 있긴 하지만 정확한 데이터가 아니다. 정부차원에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농작물에 관한 관리가 필요하다. 축산업은 현재 그런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때문에 축산업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농업도 이제는 포화라 생각한다. 컷트제 등 확실한 체계를 잡아 농산물 폭등, 폭락을 막아야 시민들이 안전하게 농산물을 공급받고 농부들도 안전하게 농사지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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