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하동문화원장과 직원들의 이상한 생각
[취재수첩] 하동문화원장과 직원들의 이상한 생각
  • 김시원 기자
  • 승인 2020.12.2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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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원 기자
김시원 기자

“코로나19 상황에 자제 요청을 받아 들여서 인원을 축소해 행사를 진행했다”

본지 취재에 대한 하동문화원의 답변이다. 하동문화원에서 지난 18일에 개최한 송년 행사를 두고 말이 많다. 행사를 진행한 문화원과 문화원장을 제외한 모두가 부적절하다고 말한다. 하동군청에서는 자제 요청까지 했다. 그런데도 하동문화원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잘못이 없다”, “식사를 한게 무슨 문제냐”, “함부로 기사쓰지 마라” 등 듣기에도 민망한 답변이 쏟아져 나왔다.

중립을 지켜야 하는 기자임에도 하동문화원장 및 관계자와의 통화에 정말 이 사람들이 지역 원로들이 모인 문화원의 원장과 그곳을 관리하는 직원들이라는 게 의심스럽다. 아니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게 놀라웠다.

하동문화원은 군에서 예산을 지원받아 사용한다. 독립적인 법인체지만 반쯤은 관공서 성격을 띄고 있다. 그렇지만 예산 지원과는 별개로 하동군 뿐 아니라 정부에서도 연일 문자 등을 통해 모임을 자제 시키고 있는 와중에 일어난 송년 행사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어야 한다. 그런데도 이들은 “제보자를 찾아야 겠다”는 놀라운 문장을 기자에게 내뱉었다.

또 하동문화원에서 주장하는 “자제를 했기 때문에 200명 인원의 행사를 20명으로 축소했다”고 밝힌 건 말이 안된다. 또 "29년동안 해왔던 행사를 왜 하면 안되느냐”는 질문에는 말문이 막혔다. 하동문화원장과 그 관계자들은 행사를 왜 하면 안되는 줄 몰라서 하는 말인지 묻고 싶다. 코로나19 상황 중에 현재가 최악이라는 걸 모르는 걸까.

현재 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을 훌쩍 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기사를 작성한 21일에도 하동군에서도 2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또 하동군에서는 11월에 집단감염이 일어난 적도 있다. 더 조심해야 되는 상황이다. 인근 진주시에는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해 시장에 대한 원성이 자자하다. 자칫하면 하동군도 그렇게 된다.

쏟아지는 확진자에 전국의 관공서와 관련된 단체들 및 지역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로타리, 라이온스, 청년회의소 등 지역 유지들과 어른들이 속한 대부분 단체들이 송년 행사를 취소했다. 당연한 선택이다. 단 한번도 송년 행사를 취소한 적이 없는 단체들이다. 그런데도 이번 코로나19 상황에서는 모두 두손을 들고 정부의 방침에 따라 협조하고 있다.

이 단체들은 길게는 50년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하동문화원장이 말한 “29년을 해왔던 행사를 왜 하면 안되냐”에 나오는 29년 역사보다 훨씬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단체들도 지역 사회를 위해 모든 행사를 취소하는 형편이다. 그런데 국가 위기상황에서 하동문화원이 도대체 어떤 단체이길래 정부 모임 자제 요청까지 무시하면서 행사를 진행하고, 그 행사에 대한 당당함을 가지고 있는지 진정 궁금하다.

김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