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군, 코로나19 상황 및 집중호우 속 음악회 강행 논란
산청군, 코로나19 상황 및 집중호우 속 음악회 강행 논란
  • 김시원 기자
  • 승인 2020.07.2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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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민들 “혈세 낭비에 사고 위험성도 높았다”
지난 23일 산청군이 폭우 속에서 음악회를 개최해 군민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 23일 산청군이 폭우 속에서 음악회를 개최해 군민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산청군이 코로나19 상황 및 집중호우 속에서 ‘한 여름밤의 힐링음악회’를 개최해 지역민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음악회가 열린 23일 신안면 원지 둔치강변에서는 행사 시간대에 폭우가 집중돼 138mm의 기록적인 강우량을 기록했지만 산청군은 군민들 안전사고 우려와 혈세 낭비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행사를 강행했다.

특히 주 행사장의 관객석은 비가림막조차 없이 노출돼 있었고, 바닥은 발목까지 물이 차 있는 상태였다. 더군다나 행사장인 원지 둔치는 양천강과 경호강이 만나는 삼각지점에 위치해 불어난 강물로 인한 침수 등은 물론 인명피해도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또한 행사장에 배치된 500여 좌석은 대부분 텅 빈 상태로, 관람객 100여 명은 대부분 슬리퍼 차림에 동원된 공무원이 대다수인 것에 불과해 군민화합이라는 명분을 무색케 했다.

당초 군은 군민 1000여 명이 관람을 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관람석은 텅 빈 채로 공연이 진행되는 등 행사예산 7662만 원만 낭비됐다는 지적이다.

행사장을 찾았다 쏟아지는 비를 피해 귀가했다는 한 주민은 “어제도 많은 양의 비가 내렸고, 오늘 폭우도 충분히 예보가 됐었는데도 불구하고 행사를 강행한 이유를 모르겠다. 힐링도 좋고 화합도 좋지만 안전사고의 위험을 우선적으로 고려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민 A씨는 “가뭄으로 강바닥이 말라있는 맑은 날에도 호우경보가 내려졌다는 이유만으로 경호강에서의 행사를 강제로 막았던 군이 시간당 30mm에 달하는 호우주의보 발효에도 주민 안전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행사를 강행하고 혈세를 낭비했다”고 질타했다.

신현영 문화체육과장은 “실제 계획대로 행사는 모두 진행됐고, 정확히는 추산할 수 없지만 군민 1000여 명이 참석했다”며 “장마기간 비가 내린다고 해서 연기하거나 취소할 수 있는 행사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군 관계자의 이러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장대같이 쏟아지는 빗속에서 군민의 안전은 고려하지 않은 채 혈세를 낭비했다는 질타가 이어지고 있어 군의 행사진행과 관련한 신축적인 운영이 필요해 보인다.

실제 이날 트로트 가수 나태주가 빗물 무대에서 노래하던 중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발차기 동작을 선보이다 빗물 무대에 미끄러지는 사고까지 발생해 군의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요구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한편, 산청군의 ‘한 여름밤의 힐링음악회’는 무더위와 일상에 지친 군민들에게 힐링음악회를 통해 삶의 활력을 제공하고 ‘함께 만드는 명품산청, 같이 누리는 행복산청’ 실현을 위한 소통과 화합의 장을 마련한다는 명분으로 지난 2016년부터 매년 시행해 오고 있는 주요 행사 중 하나이다.

김승현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김용임·강민주·나태주(K-타이거즈)·천명훈·수안의 공연에 이어 불꽃쇼(레이저쇼)를 마지막으로 마무리됐다.

김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