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철 미래통합당 진주시을 예비후보, 황교안 당 대표와의 내밀한 대화 녹취파일 파문
정인철 미래통합당 진주시을 예비후보, 황교안 당 대표와의 내밀한 대화 녹취파일 파문
  • 김시원 기자
  • 승인 2020.02.27 11: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황 대표와 친분 과시위해 내밀한 대화 녹음 틀며 지지 유도

지난 7월 진주 모 식당에서 식사 도중 녹음 들려주며 황 대표와 친분 과시

당 대표와 녹음파일 , 7월 식사 자리 외에도 여러 차례 틀었다는 증언 나와

미래통합당 정인철 예비후보 “그런 사실 없다. 상대후보 네거티브다.” 반박

통합당 예비후보들 “황당하다.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진주을 미래통합당 정인철 예비후보가 당 대표와의 대화내용을 녹음해 자신의 지지호소에 사용하고 있어 파문이 일고 있다.
진주을 미래통합당 정인철 예비후보가 당 대표와의 대화내용을 녹음해 자신의 지지호소에 사용하고 있어 파문이 일고 있다.

21대 총선 미래통합당의 진주을 정인철 예비후보가 같은 당 황교안 대표와의 내밀한 대화를 녹음해 지역구에서 유권자들에게 들려주는 방식으로 지지를 호소하고 있어 파문이 일고 있다. 정 예비후보는 자신과 황 대표가 밀접한 관계라 공천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황 대표와 직접 대화한 것이라며 녹음을 들려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정 예비후보는 자신의 선거운동에도 황교안이 믿는 사람이라는 구호를 내걸어 황 대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27일 본지가 확보한 녹음파일과 취재를 종합하면 미래통합당 정인철 예비후보는 지난해 7월경 진주시에 있는 모 식당에 진주시에서 정치권 인사 3명을 초청해 자신의 지지를 부탁하는 저녁자리를 만들었다. 이 자리에서 정 예비후보(당시는 예비후보 등록전임)는 참석한 사람들에게 “내가 황교안 대표의 모든 걸 어드 바이스하고 디자인 하는 사람이다. 당 통합과 관련해서도 공천자 풀을 내가 만들고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내가 공천 받는 것은 어렵지 않다. 나중에 공격당하는 요인만 만들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된다. 내가 실수하는 것만 조심하면 된다”고 말하며 그 증거로 황교안 대표와의 대화녹음 파일을 틀기 시작했다.

정 예비후보는 황 대표와의 녹음파일을 함께 저녁을 먹는 사람들과 같이 들으면서 “녹음된 대화에 참석한 사람들은 황교안, 그리고 자신” 이라며 “나머지 한명은 성대 법대 출신인데 이 사람은 거의 내가 시키는 대로 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픈하면 안 되는 이야기들을 오픈하잖아...녹음하는 이유는 나중에 정리해서 (황 대표에게) 줘야 하기 때문에...”라고 황 대표와의 내밀한 대화를 녹음한 이유를 밝혔다.

정 예비후보는 이어 “여의도 연구원의 원장으로 박형준을 추천하고 내가 부원장으로 갈 예정이었는데 김세연 때문에...(잘 안됐다)”라며 “김세연은 재벌2세와 같이 제멋대로 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또 자신이 “민주당의 민주연구원 양정철 원장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또 “황 대표가 자신을 신임하는 이유는 1월 달부터 스타트했고 황 대표가 당에 등록할 때부터 했다”며 황교안 대표의 당시 한국당 등록과 대표 출마를 자신이 기획했음을 내 비쳤다. 이어 “그래도 측근으로 언론에 이름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자신이 철저히 사람들 모르게 행동하기 때문”이라며 “이런 자세는 청와대 있을 때부터 몸에 익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정인철 후보와 저녁자리에 함께 있었던 A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작년 7월 정인철 후보와 저녁을 먹는데 황교안 등과 자신의 대화라며 녹음을 틀어줘 들은 적이 있다.”고 확인했다. A씨는 “당시 정인철 전 비서관이 황 대표와의 친분을 과시하기 위해 갑자기 녹음을 틀면서 그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정인철 후보가 황교안 대표와의 대화를 녹음해 지역의 영향력 있는 인사들을 만나는 장소에서 틀어주고 있다는 소문은 진주지역에서 오래전부터 나돌고 있었다. 그러나 이처럼 그 대화자체가 생생히 녹음돼 파일로 확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인철 예비후보로부터 녹음파일을 들었다는 또 다른 사람인 B씨는 “작년 7~8월경 황교안, 박형준, 정인철이 대화하는 내용을 녹음파일을 둘이 있을 때 틀은 적이 있다. 밥 먹다가 갑자기 친분을 과시하며 틀은 기억이 난다. 법적인 문제가 발생하면 내가 법정에 나가 진술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인철 예비후보는 본지의 확인요청에 “그런 사실이 없다. 상대후보의 네거티브다. 보도하면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본지가 당시 저녁자리 대화가 그대로 녹음돼 파일을 확보했다는 말에도 “사실이 아니다.”는 말만 반복했다.

같은 지역구에서 미래통합당의 예비후보로 뛰고 있는 C씨는 “너무 황당하다. 당대표와의 대화를 녹음하는 것도 말이 안 된다. 특히 그 녹음을 지역에 와서 당대표와의 친분을 과시하기 위해 틀어준다는 것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정치판에 별 희한한 사람들이 많지만 이런 경우는 또 처음 본다.”고 평가했다.

또 통합당의 관계자는 “정치의 문제가 아닌 사람의 문제인 것 같다. 정인철 후보가 주장하는 황 대표와의 친분 관계 또한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본인 선거에 유리하게 만드려는 본인의 주장일 뿐”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김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