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극의 커피드립] 커핑(Coffee Cupping) 위생 문제, 이젠 바꿔야 한다
[우병극의 커피드립] 커핑(Coffee Cupping) 위생 문제, 이젠 바꿔야 한다
  • 우병극
  • 승인 2020.02.25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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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와 멋 우병극 대표.
향기와 멋 우병극 대표.

커피 커핑(Coffee Cupping). 커피 맛 감별이라는 뜻이다.

커피에는 무려 1200가지 이상 화학 분자가 있고, 전문 감별사들은 커피 한 잔에서 수 십 가지 맛을 찾아낸다.  또한 원두가 지닌 고유 풍미를 읽어내 불순물이 섞여 있는지, 맛은 얼마나 풍부한지 등을 분석해 등급을 매기기도 한다. 커피 커핑은 아래 과정을 거친다.

그라인드 빈스(Grind Beans): 로스팅한 원두 7.25g~12.5g을 분쇄해 준비.
워터(Water): 물 온도는 92~93℃로 준비.
아로마(Aroma): 물을 넣은 뒤 아로마 향을 맡는다.
브레이킹(Breaking): 3~5분 지나면 원두가 표면에 떠 오른다.
스키밍(Skimming): 커핑 스푼 두 개로 걷어 낸다.
슬러핑(Slupping): 10분 정도 지나 60~70℃ 온도에서 공기와 함께 흡입.

그리고 커핑 과정에선 보통 아래 요소들을 분석, 판단해 순위와 등급을 매긴다.

프래그런스(Fragrance): 분쇄 원두 향기. 
아로마(Aroma): 물을 부은 뒤 향기. 
플레이버(Flavor): 입 안에서 느껴지는 향미. 
애시디티(Acidity): 산미와 산도. 
바디(Body): 입 안에서 느껴지는 무게감.  

커핑이란 구체적이고 정형화된 커피 체계로 여태까진 위 방법이 커피 산지나 생산국 로스팅을 하는 이들의 보편적 평가 방법이었다. 즉, 이 분야에서 최고 권위를 가진 SCA(Special Coffee Association) 평가 결과에 따라 좋은 커피인지 아닌지가 구분된 것이다.

하지만 SCA의 평가는 커피 자체 품질을 다룬 것이지 로스팅에 대한 평가는 아니다. 이에 글쓴이는 이 자리를 빌어 커핑의 위생 문제를 중심으로 커핑에 대한 새로운 제안을 하려 한다.

지금까지 커핑은 컵과 스푼을 많은 사람들이 같이 사용해 비위생적이었을뿐더러 맛과 향도 섞여 문제가 됐다. 어느 분야보다 청결을 강조하는 커피가 세균을 동반하는 커핑을 고수해온 것이다.

이를 바꾸기 위해선 먼저 기존 커핑에서 사용한 커핑 스푼과 컵을 없애야 한다. 왜냐하면 스푼과 헹굼 컵 없이도 커피가 가진 최적의 로스팅 프로파일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글쓴이는 이를 수 년 전부터 주장해왔지만 업계에선 시큰둥한 반응이다. 신종 바이러스로 나라 전체가 들썩이는 현 시점에서 때문에 나는 한 번 더 강조하고 싶다. 커핑 스푼과 헹굼 컵을 없애야 '위생적인 커핑'이 가능하다고.

사실 커핑은 범위를 넓게 잡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지만, 커핑과 테이스팅은 엄연히 구분을 해야 한다.

로스팅 후 에스프레소 추출 및 드립으로 현실적 맛을 보는 것이 테이스팅이라면 생두 품질을 구분 짓기 위한 것이 바로 커핑이다. 그 커핑이 지금 가장 기본적인 위생문제로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 글쓴이의 판단이다. 당장 고쳐야 한다.

우병극 '향기와 멋'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