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파머스 조합원 인터뷰 14] 자연의 여유가 좋아 귀농한 청년농업인, 합천 '지훈이농장' 한지훈 대표
[합천파머스 조합원 인터뷰 14] 자연의 여유가 좋아 귀농한 청년농업인, 합천 '지훈이농장' 한지훈 대표
  • 김성대 기자
  • 승인 2019.12.16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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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출신...도시생활 회의 느껴 2013년 합천 귀농
하우스 4동 마련해 고추·단호박·토마토·아로니아 재배
2017년 농촌진흥청 주관 '청년농업인'에 지정
"친환경 작물 늘려 가면서 체험마을도 생각 중"
미디어팜과 인터뷰 중인 합천군 대양면 '지훈이농장' 한지훈 대표.
미디어팜과 인터뷰 중인 합천군 대양면 '지훈이농장' 한지훈 대표(사진 오른쪽).

합천군 대양면 '지훈이농장' 한지훈 대표는 부산 출신이다. 사회에선 아직 한창 나이(79년생)인 그는 도시 직장생활의 무한경쟁, 사람 관계에서 팍팍함이 싫어 2013년도에 합천으로 귀농했다. 정작 합천 출신인 어머님은 아들의 귀농을 반대했지만 어머니는 아들의 고집을 꺾을 순 없었다. 한 대표는 "일단 마음이 편하고, 내가 한 만큼만 가져가도 되는" 농촌 생활이 좋아 합천에 왔다. 그는 돈을 벌기 위해 이곳에 온 게 아니다. 소득 면에서라면 도시가 더 유리하다. 그가 부산에서 굳이 귀농 교육을 따로 받은 건 "한 살이라도 더 젊을 때" 농촌의 여유, 자연의 넉넉함을 누리고 싶어서였다.

귀농 첫해 한 대표는 언론 등을 참고해 아로니아와 삼채를 자신의 첫 작물로 택했다. 처음엔 직거래로 판매했는데 이내 직거래의 한계를 느꼈고, 아로니아 매출도 2018년도 이후부턴 하락세로 돌아섰다. 대책이 필요했다. 그러던 무렵 지인의 권유가 있었고 한 대표는 그 권유대로 2018년에 직접 두 동을 짓고 2019년엔 지어진 두 동을 임대해 시설하우스 4동(동당 200평 연동하우스)을 마련한다. 그렇게 4동 중 두 동에선 한 작기에 고추(가루)를 생산하고, 나머지 두 동에선 단호박(봄, 여름)과 토마토(가을, 겨울)를 번갈아 재배했다.

한지훈 대표는 시설하우스 두 동에서 봄·여름엔 단호박을, 가을·겨울엔 토마토를 번갈아 재배하고 있다. 사진=한지훈 제공.

"저는 주로 관리를 해요. 수확 때는 동네 어르신 분들이나 외국인 노동자를 포함한 진주, 창원 쪽 인력을 의뢰합니다. 농사는 때를 놓치면 안 되는 일일뿐더러 농장일 자체가 저 혼자선 할 수 없는 구조여서 인력 수급은 늘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죠." - 한지훈 대표

지훈이농장의 주력 판로는 유명 비영리 생활협동조합인 한살림이다. 한 대표는 한살림과 계약 재배를 한다. 사실 그도 2018년도까지는 페이스북, 지마켓, 블로그 관리 등을 통해 직거래를 했었다. 동시에 도소매 업체들을 통해서도 거래했다. 하지만 농사일을 하면서 고객 응대까지 하는 건 버거운 일이었고, 대신 작물에 신경을 쓰는 게 더 나을 것 같아 이후 직거래는 가까운 지인들에만 한해 해왔다.

문득 부산에서 홀로 타지에 와 7년 가까이를 산 그가 외롭진 않을까 궁금했다. 합천에 와서 자신의 집까지 지어 정착해 사는 한 대표에겐 그나마 한 번씩 놀러오는 누나와 조카들이 있었다. 물론 귀농 초기엔 적응하는데 조금 힘들긴 했다.

"처음엔 적응하는 게 조금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남들보다 더 많이 뛰어다녔죠. 어르신들 심부름도 하고 동네 형님들 술도 받아드리면서, 아무래도 젊으니까 궂은 일들을 도맡아 했습니다. 그렇게 합천의 군민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든 것 같네요." - 한지훈 대표

한 대표는 시설하우스 4동 중 두 동에서 고추를 재배한다. 사진=한지훈 제공.
재배한 고추는 작목반에서 공동으로 쓰는 작업장에서 분쇄돼 최종 상품(고춧가루)으로 거듭난다. 사진=한지훈 제공.

2017년 농촌진흥청 주관 '청년농업인'에 지정된 한지훈 대표는 현재 '대양권역 창조적마을만들기사업 추진위원회 사무국장'직도 맡고 있다. 그런 그에게 앞으로 계획을 물었다.

"향후 아로니아는 조금씩 줄여나갈 예정입니다. 대신 친환경 작물 쪽으로 해서 시설하우스를 늘려갈 생각이에요. 멀리는 아이들이 직접 단호박, 고추, 토마토를 수확해볼 수 있는 체험마을 쪽으로도 생각 중입니다." - 한지훈 대표

김성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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