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원칼럼] 소상공인, 내가 직접 해봤다 (2)
[김시원칼럼] 소상공인, 내가 직접 해봤다 (2)
  • 김시원 본지 대표
  • 승인 2019.11.05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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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팜 본지 대표
미디어팜 본지 대표

지난 호에 이어..

8월 2일 오픈

이런저런 교육의 시간을 보내고 8월 2일 드디어 오픈했다. 이틀 간 50% 행사를 거쳐 홍보에 집중했다. 블로그, 페이스북 등 다양한 홍보도 병행했다. 행사기간에는 겨우 본전. 매출액은 약 120만원이다. 실제 매출로 이어졌다면 240만원이었겠지만 50% 행사다. 이틀 행사가 끝난 뒤 3일차 매출은 60만원 남짓. 배달앱에 등록하고 배달을 시작해야 매출이 늘 것으로 보인다.

8월 중순쯤 배달앱 계약이 끝나고 배달도 시작했다. 매출이 서서히 오르더니 100만원을 훌쩍 넘긴다. 8월 말 계산한 총 매출은 2750만원 가량. 이후 9월에 2850만원쯤 오르더니 10월엔 3000만원을 넘겼다.

쉽게 자리잡았다 생각하겠지만 아니다. 투잡을 했기 때문에 오전에 회사 출근하고 퇴근하고 매장에 나가 열심히 일했다. 하루 4시간 자며 홍보 활동도 하고 전단지도 직접 붙였다. 그래서 노력한 만큼, 목표한 만큼 결과가 나온 것 같다.

하지만 그만큼 어려운 점도 많았다. 아르바이트생 때문에 가장 힘들었다. 주위 자영업자들 말로는 ‘괜찮은 아르바이트를 구하면 빠진 머리가 다시 난다’고 한다. 또 ‘의식은 예전과 비슷한데 시급만 높아졌다’고 말한다. 말그대로 눈높이만 올라가서 요구사항이 많다는 뜻.

필자 역시 최대한 잘해주려고 다독이고 시급도 올려주고 했지만 한달만에 그만두는 게 다반사다. 주방과 홀 각 2명씩 구했지만 3개월만에 주방 1명을 제외하곤 다 바꼈다. 아무리 아르바이트를 편하게 해주고 싶어도 기본 일만 하는 것도 힘들어한다.

어느날 아르바이트 4명이 휴대폰을 너무 자주 보길래 불러서 한소리를 했더니 그 다음주에 2명이 그만뒀다. 역시 사람땜에 힘들다. 또 구인광고를 내고 필사적으로 아르바이트를 새로 뽑았다. 마음 같아선 내가 다 하고 싶지만 어쩔 수 없이 새로운 아르바이트 면접을 보고 일을 시켰다.

그렇게 오픈 이후 여러가지 일들을 겪으며 3개월의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더이상 힘들어지지 않는 시기가 왔다. 적응이 되었다고 할까? 자영업 시작하고 3개월 정도 정말 힘들고 그 뒤에는 적응이 된다더니 그럴 듯하다. 딱 그말대로 3개월이 지나니 일도 익숙해진다.

이 글을 적고 있는 11월 5일 현재까지 나는 철저하게 혼을 불태웠다. 매장 오픈 전부터 지금까지 말 그대로 목숨 걸고 일했다. 원래 성격이 올인하는 성격이라 남들보다 더 힘들게 한 것 같다. 그래도 뿌듯한 기분은 든다. 이제 결과가 나왔으니 나는 11월 말까지만 매장을 운영하고 본업으로 돌아간다. 매장은 지인이 인수하기로 했다.

내가 해본 결과를 말하자면 자본금이 어느 정도 있다면 자영업은 아직까지는 충분히 승산은 있다고 본다. 하지만 급격이 늘어난 최저임금으로 인해 인건비 비중이 30%를 넘어가는 건 문제가 생길 여지가 있다. 매출이 줄어들면 바로 인원을 축소해야 하는 일이 발생할 것이다. 또 재료비 상승과 임대료 부분도 부담으로 다가왔다. 그렇지만 현재 경기가 바닥을 찍고 있는데도 3천만원 매상을 올린 것 자체가 아직 자영업에 희망을 봤고, 죽도록 노력하면 안될 것 같지는 않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 글을 마무리 한다.

마지막으로 너무 힘든 시간이었지만 즐겁게 일할 수 있었고, 직접 경험하고 실감나는 글을 적기 위해 다소 과격한 단어도 사용했다.

김시원 본지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