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원칼럼] 소상공인, 내가 직접 해봤다 (1)
[김시원칼럼] 소상공인, 내가 직접 해봤다 (1)
  • 김시원 본지 대표
  • 승인 2019.11.05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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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원 본지 대표
김시원 본지 대표

언론사에서 일하는 나는 소상공인을 만날 기회가 많다. 그런데 요즘 들리는 얘기는 '인건비 때문에 힘들다' 혹은 '경기가 안 좋아 장사가 안 된다', '월세가 비싸 못해먹겠다' 등이다. 알 듯 하면서 알 수 없는 어려운 소상공인들. 그 중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다는 음식점 업종을 경험해 보기로 한다. 어떻게? 내가 직접 차렸다.

위치 선정

진주시에서 음식점을 하기로 마음먹고 상가 위치를 찾아본다. 필자도 예전 음식점 경험이 있었지만 10년 전 당시와 지금은 모든게 달라졌다. 그래서 나름 동네에서 장사 좀 한다는 이들에게 묻고 물어 상가 위치를 선정한다.

첫 번째 고민은 월세가 저렴한 b급 상권 이하로 할지, 월세는 비싸도 a급 상권으로 갈지다. 이 부분에 대해선 주위 사람들의 한결 같은 조언이 있었다. 음식 맛에 자신이 있다면 b급상권, 프랜차이즈라면 a급 상권이란다. 나는 당연 a급 상권으로 간다. 프랜차이즈 음식점이 나 같은 사람에게 딱 맞기 때문이다.

그렇게 위치를 압축시켜보니 진주시에는 번화가가 많지 않다. 평거동, 하대동, 가좌동, 계동 등이 있는데, 월세는 다들 엇비슷하다. 1층은 40평 기준 보증금 5천에 월300만 이상이 대부분이다. 그렇다고 b급 상권에가서 음식점을 하기엔 불안하다. 혹시 장사가 안된다면 빠져나올 구멍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선택

두 번째 고민은 '어떤 프랜차이즈를 선정하느냐'였다. 이건 간단히 해결했다. 내가 자주 가는 경상대 인근 가좌동에 매장이 있는 동궁찜닭이라는 프랜차이즈를 선택했다. 이 매장은 월 매출 7천 이상 올리는 것을 이미 확인했던 바였고, 다른 시도에서 오픈하는 동궁찜닭 체인점들이 몇달안에 기본적으로 월 매출 3천만원씩은 올리는 걸 확인했기 때문. 또 내가 자주 가는 단골 가게이니 만큼 맛은 보장되어 있었다.

상가계약 및 준비

5월 초부터 소상공인이 되기 위한 준비를 시작해 정보를 모으고, 이와 관련 시장 조사를 했다. 이후 5월 말, 진주 평거동 최고 번화가에 위치한 곳에 상가계약을 했다. 인근 1층 상가들은 보증금 1억에 월 400만 이상의 놀라운 가격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2층을 권유했다. 2층에 대한 불안함이 가득했지만 동궁찜닭 매장 50% 이상이 2층 이상에 위치하고 있고, 그곳들의 하루 매출 또한 100만원 이상이라 나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2층을 선택했다. 또 본사에서 권한 2층 상가에는 이전에 음식점을 했던 장소였기 때문에 인테리어가 어느정도 되어 있었다. 본사 말로는 대략 5천만원 이상을 절약할 수 있다고 했다. 그말에 흔들려 1층을 포기하고 불안하지만 2층을 계약한 것.

필자가 계약한 평거동 번화가 2층의 상가 보증금은 3천만원에 월 150만원이다. 원래 보증금 5천만원이었지만 깍아달라고 조르고 졸라 허락 받았다. 부동산 중개비 또한 깍아달라고 부탁해 100만원으로 줄였다. 계약은 5월에 했지만 정식 계약 시작일은 7월말이다. 2달 정도 바쁜일이 있어 7월말로 계약서를 적어달라고 부탁해 허락 받았다. 그 동안 부분인테리어와 주방기구, 전자제품 등 모든 준비를 다 끝낼 생각이다.

계약하고 한달 동안 변한게 없다. 하지만 6월이 되니 본사에서 재촉을 한다. 휴가철 전 개업이 중요하단다. 하지만 예정 된 개업일은 8월1일이다. 변경할 생각이 없어 밀어붙인다. 6월15일 청소 업체를 불러 그전 음식점의 쓰레기들을 치우고 대청소를 한다. 청소 업체 비용은 환풍기와 에어컨 청소까지 포함 115만원이었다. 약 40평 평수에 이 정도 가격이면 저렴한 편으로 본다. 3개 업체에 알아봤지만 가장 저렴하면서 믿음 가는 곳을 골랐다.

청소를 끝내고 사업자등록증을 위한 준비를 한다. 시청과 세무서에 전화를 했다. 우선 세무서에 전화를 하니 시청에서 영업신고증을 발급받고, 임대차계약서와 신분증을 들고 오면 사업자 등록증을 만들어주겠단다. 시청에 전화하니 영업신고증을 만들기 위해 보건증, 위생교육수료증, 소방완비증명서가 필요하단다. 예전 장사 기억을 떠올려봐도 비슷한 것 같다.

보건증은 보건소에가서 간단한 검사를 하면 1주일. 위생교육수료증은 한국외식업중앙회 온라인 교육 6시간을 통해 해결한다. 하지만 소방완비증명서는 의외다. 2층에 위치했고 30평 이상 면적이기 때문에 필수란다. 이때부터 일이 꼬인다. 내가 계약한 상가의 전 음식점 주인이 폐업신고를 했기 때문에 소방완비증명서를 처음부터 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소방시설은 다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업체에 맡겨도 큰돈은 들지 않는다. 간단한 도면 그리고 소방서 검사 넣기까지 소용되는 비용은 대략 150만원이다. 소방공사를 하지 않고 간단한 보수를 하고, 서류만 넣는데 들어가는 돈이다. 그래도 7월 중순까지 완료 된다니 다행은 다행. 이후 소방완비증명서에 필요한 화재보험+소방안전교육이수를 받고 마무리.

그렇게 복잡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주방기구들이 들어왔다. 이제는 가스설치가 필요하다. 가스 연결을 위해 도시가스에 전화했더니 업소용 가스는 업체를 통해 공사를 하고 검사를 맡아야 한단다. 기존 배관이 있는데도 장비가 바뀌면 무조건 업체를 거쳐야 한다니.. 이것 또한 소화만큼 돈이 들 느낌이다. 여러 업체 전화해 확인하니 출장을 나와준다. 기존 배관 활용해서 간단한 공사하는데 약 70만원이 들었다.

7월 중순까지 비용이 잔잔하게 많이 들어갔다. 보증금 3000만원에 월150만원/부동산중개비 100만원/본사보증금 100만원/청소비 100만원/소화 150만원/가스 70만원/소품 및 아기의자 등 300만원/주방기구 1200만원/부분인테리어 및 쇼파천갈이 700만원/에어컨 및 전자제품 1000만원정도 들어갔다. 전자제품은 기존에 에어컨이 1대가 있었기 때문에 추가로 2대만 더 구입했다. 그 중 1대는 주방에 설치하는 소형 에어컨. 또 평거동 특성 상 공기청정기가 필수란다. 낮에 엄마들이 많다는 이유. 그래서 LG에서 예쁜 공기청정기도 구입. 이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돈이 더 들어간다. 적은 돈이지만 야금야금 들어가는 돈이 제법 된다.

또 배달을 위한 최신형 컴퓨터도 준비했다. 요즘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배달앱 업체는 당연히 사용해야 한다. 수수료가 비싸지만 사용하는 것과 안하는 것은 매출이 2배 차이가 난단다. 처음 배달을 안하고 홀 매장만 운영해 볼까 했는데 망하는 지름길이라는 소리를 10번은 들었다. 물론 본사에서도 뜯어 말린다. 배달을 하기로 결정하고, 배달 사원을 구할까 했지만 인건비와 오토바이, 보험료까지 합치면 배달 대행업체가 조금 더 실용적이다.

이제 오픈 준비를 마쳤나 싶더니 소소한 일들이 눈에 들어온다. 아기의자는 구입했으면서 아기식판이나 아기수저는 왜 구입을 안했는지. 또 조명이 너무 밝지는 않는지 등이 눈에 들어온다. 이것저것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본다. 7월 17일에 대부분 오픈 준비를 끝냈다.

이제는 음식을 배울 점장과 직원들이 중요하다. 점장과 직원이 7월 22일부터 7월30일까지 본사에 음식을 배우러 가기로 했다. 내가 신문사를 운영하면서 음식점까지 맡을 자신이 없어 점장에게 관리를 맡기기로 했다. 운 좋게 믿을만한 사람이 점장을 맡아주기로 했다. 그리고 이 사람의 지인이 함께 일해주기로 했다. 나는 본업을 마치고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4시간만 일한다. 내가 버는 돈이 상당히 줄어들겠지만 다른 동궁찜닭 체인점처럼 월매출 3천 정도만 나온다면 손해 볼 일은 절대 없다.

다음 호에 계속..

김시원 본지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