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속의 경남'을 꿈꾸다, 경남협동조합협의회 김민석 회장
'세계 속의 경남'을 꿈꾸다, 경남협동조합협의회 김민석 회장
  • 김성대 기자
  • 승인 2019.09.2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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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가 고향, 공부는 부산에서...1996년경 귀향
경남협동조합협의회장, 한국문화창업진흥원장 겸임
앉은뱅이 밀, 비차 등 진주의 최초들 통한 ‘세계 속의 진주’ 노려야
10월17일 경남창조혁신센터서 ‘글로벌 소셜 스타트업 페스티벌’ 개최

경남협동조합협의회 김민석 회장의 고향은 진주다. 공무원이었던 부친의 발령지가 부산이어서 공부는 부산에서 했지만 1996년경 그는 부친과 함께 다시 고향 진주로 왔다. 그는 현재 한국문화창업진흥원 원장이기도 하다.

김 회장은 2007년 코리아드라마페스티벌 개최에도 관여했다. 한국문화창업진흥원의 전신인 한국문화창업박람회를 김 회장이 개최 측에 제안했고 결국 채택됐다. 30억 원 비용이 드는 행사가 지역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를 고민한 그는 “드라마와 함께 할 수 있는 마켓을 만들어야 한다. 콘텐츠를 사고팔 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당시 주장했었다. 하지만 2회째까지 운영되던 박람회는 3회째부터 진주시의 자체 행사 의지에 막히면서 막을 내리게 된다.

그는 ‘세계 속의 진주’를 생각한다. 앉은뱅이 밀이나 비차(飛車) 같은, 진주의 ‘최초’로 알려진 것들의 협동조합화 및 제도화, 콘텐츠화를 통해 진주를 세계에 알리자는 것이 그의 의지다. 그렇게 해서 경남과 진주를 이탈리아 볼로냐나 프랑스의 칸, 가깝게는 전북 완주 같은 성공적인 협동조합 정착 지역들에 버금가는 곳으로 만들자는 것이 그의 오랜 생각이다.

오는 10월 17일 경남창조혁신센터 6층 행사장에서 경남 중소기업 투자 및 해외 진출 창업·취업 지원과 경남 창업 인프라 및 해외 창업센터 협력 강화 등을 위해 여는 GSF(Global Social Startup Festival)도 그런 김 회장이 가진 생각의 연장선에 있다. 이 행사는 경상남도와 GSF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김 회장이 원장으로 있는 사)한국문화창업진흥원과 영산대학교가 주관한다. 경남창조혁신센터 서부지사에서 김민석 회장을 만났다.

경남창조혁신센터 서부지사에서 만난 김민석 회장. 그는 현재 경남협동조합협의회장과 한국문화창업진흥원장직을 겸임하고 있다.

▲진주가 고향인가.

그렇다. 고향은 진주이고 공부는 부산에서 했다. 아버님이 공무원이셨는데 부산에 발령을 받아 공부를 거기서 하게 된 거다. 퇴직 후 진주로 오신 게 1996년경이었다. 저도 그때 고향으로 돌아왔다.

▲경남협동조합협의회장과 한국문화창업진흥원장을 함께 맡고 있다.

5년 전 경남과기대 창업사업화센터장을 맡았었다. 청년들 아이디어에 바탕 한 창업 지원을 위해 마련한 1년짜리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그걸 창업선두대학으로서 과기대가 운영했다. 저는 거기서 사업화 관련 센터에 있었다.

▲경남협동조합협의회는 어떤 곳인가.

협동조합 기본법 아래 750개 협동조합들로 이뤄진 연합체다. 협동조합 지역 협의회로 창원, 양산, 진주, 사천, 거제, 김해 등지에 6개 지회가 분포돼 있다. 저는 2대 회장이다. 협동조합에서 중요한 건 수익이다. 협동조합에선 재정 지원보다 수익을 내는 게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리고 경영 수익을 내는 식으로 협동조합을 전환할 수 있는 방법은 결국 판로 개척이다. 그러기 위해선 신제품 개발에 역점을 둬야 한다. 유럽 사례에선 기업들이 협동조합으로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 저도 창업은 협동조합으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창업은 투자 리스크를 줄이는 게 우선 과제인데 협동조합은 모든 걸 공유하고 시작하기 때문에 거기에 부합한다.

▲한국문화창업진흥원의 전신인 한국문화창업박람회는 코리아드라마페스티벌과 연관이 있는 걸로 안다.

2007년 코리아드라마페스티벌이 만들어질 때 제안을 했다. 30억 비용이 드는 행사가 지역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고민하자, 연예인들이 오고 가는 건 의미가 없다, 드라마와 함께 할 수 있는 마켓을 만들어야 한다, 콘텐츠를 사고팔 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결국 제안이 채택됐고 진주에서 최초로 코리아문화창업박람회가 2007년 경남문화예술회관, 2008년 진주성 박물관에서 두 차례 열렸다. 서부경남 소재 70개 업체들이 모였고 아이디어로켓피치경진대회, 경남지역의 농산물가공중심 바이오제품, 실크관련 제품, 도자기 및 세라믹제품, 지역중심 문화기획 상품 등을 앞세워 문화콘텐츠기업으로서도 육성을 하고자 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두 번의 행사 후 코리아드라마페스트벌 조직위원회의 지원이 끊기고 말았다. 그러나 불행 중 다행은 진주시가 이러한 행사 진행에 관심을 가지고 농산물 박람회, 실크박람회 등 행사를 기획 운영해 지역 기업 등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래서 행사진행 조직인 코리아문화창업박람회를 엔젤투자마트와 실전창업지도사 양성을 위한 사단법인 한국문화창업진흥원으로 전환 발전시키는 계기가 됐다.

▲'창업지도사'는 회장님의 비전에서 어떤 의미를 갖나.

전국적으로 창업대학원과 창업보육센터가 만들어질 즈음 창업을 희망하는 예비창업자에게 전문적으로 창업을 지도할 인력이 필요하게 됐고, 이러한 필요에 의해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 산하단체인 한국직업능력개발원으로부터 창업지도사 라이센스 발행기관으로 선정됐다. 초기에는 대구 경북지역 보육센터 보육매니저들과 경남과기대 창업대학원 졸업생들을 중심으로 창업지도사를 양성했고 이후엔 서울 한성대학교, 대전 소상공인협동조합협회, 경북 서라벌대학교, 광주 조선대학교 등과 함께 교육과정을 진행했다. 주요 분야는 기본 스토리텔링을 바탕으로 지역 문화 요소를 가미한 6차산업형 농촌관광창업, 약용식물관련 바이오 창업, 곤충산업관련 창업, 도농 융복합 협업화창업 등이다.

▲10월 17일에 열릴 GSF(Global Social Startup Festival)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 배경은?

‘어떻게 지역발전을 시킬 것인가’에서 출발했다. 대부분 선진국들의 특성은 기본적으로 식량 자급자족이 가능한 농업국가다. 농업을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불행히도 한국은 GDP(국내총생산)에서 농업 수익률이 2%도 안 된다. 한국에선 수익성이 떨어지니 농민이 줄어드는 현실인데, 그 대안이 바로 6차 산업이다. 이것이 사회적 경제와 맞물려 농촌형 공유경제, 도농상생경제로 갈 수 있다. 이러한 농촌의 수익성을 향상 시키는 방법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자 한국의 우수한 농업기술을 외국에 수출하자는 것이 GSF( 글로벌 소셜 스타트업 페스티벌)의 목적이다. 요컨대 정부의 청년 일자리와 창업 취업 국제화, 경남권의 신남방 투자 유치를 위한 적극적 해외 진출 필요성, 일자리 및 해외 창업 시장의 확대 및 다변화 필요 등이 GSF 개최의 굵직한 추진 배경이라 할 수 있다. 이번 2019 GSF에는 미국 일본, 이태리, 터키, 모로코, 말레이사아, 베트남, 중국 등에서 바이어와 관련자가 참석 할 예정이다.

▲GSF의 궁극적 목적은 무엇인가.

경남 기업들에 관해 외국에 나가 설명하고 명확한 투자를 끌어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바이어들을 한국에 불러들여 상주 체계를 만들어줘야 하고, 한국과 외국 간 민간 거점을 만들어야 한다. 과거 무슬림들 사이에서 한국형 비데가 대박을 친 일이 있는데 사실 국내엔 그런 것들이 얼마든지 있다. 코트라(KOTRA: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처럼 주문하는 것만 알려주어선 안 된다. 그런 바이어들은 한국에 들어오면 접근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을 챙기는 것이 GSF가 신경써야 할 부분이다.

▲경상남도가 함께 주최했다.

민관 협치를 많이 하려는 도청 분위기가 반영된 것 같다. 김경수 도지사도 '민'이 주도하는 것이 참여정부 의지와 맞다 생각하는 것 같고. 저는 가급적 함께 할 수 있는 걸 만들고 싶다. 가령 경남을 대표하는 창업공간인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와 대학 인프라(연구진)의 매칭 같은 것이다. GSF를 주관하는 영산대학교의 경우 경남 유일 초기 창업 패키지를 가진 대학이고 그걸 지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가진 대학이다. 이것이 매칭 되면 시스템이 만들어질 거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다.

미디어팜과 인터뷰 중인 김민석 회장. 그는 '한국 최고 도시 진주'보단 '세계 속의 진주'를 노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전에 앉은뱅이 밀이나 비차(飛車) 등 '진주의 최초'들에 관해 말씀하셨다.

비차는 임진왜란을 일본 시각에서 기록한 <일본사기>에 기록된 팩트다. 비차를 최초로 만든 사람은 정평구라는 분으로, 대부분 연구자들은 아마도 비차가 진주대첩에서 사용되었을 거라 유추하고 있다. 앉은뱅이 밀의 경우는 1905년 수확량 많고 병충해에도 강한 조선 밀 즉, 앉은뱅이 밀을 일본이 자신들 나라로 들여가 ‘농림 10호’로 육종했다. 미국 농학자 노먼 볼로그가 일본에서 이것을 찾아내 자국으로 가져가 1945년 ‘소노라 64호’라는 품종으로 개량, 식량으로 보급해 세계 1억 생명을 살려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이 앉은뱅이 밀 품종의 출처가 결국 조선, 그 중에서도 진주 금곡이었다는 게 학자들의 주장이다. 현재 앉은뱅이밀 타운을 만들고자 금곡의 여러분들과 협의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앉은뱅이 밀 체험마을을 진주시 금곡면 죽곡마을과 금곡오일장을 중심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개인으로서, 그리고 몸담고 있는 단체의 장으로서 향후 계획이 있다면.

문화 콘텐츠를 개발하고 개발한 콘텐츠를 협동조합화, 법인화 시켜 계속 끌고 나갈 예정이다. 개인적으론 이탈리아 볼로냐나 프랑스 칸 등 협동조합이 성공적으로 정착한 도시들, 국내에선 전북 완주 같은 지역의 협동조합 모델을 경남에 이식하는데 관심을 두고 있다. 경남과 진주에도 충분히 만들 수 있는 것을 포기하거나 망설일 필요가 없다. 세계 단위로 만들면 칸, 볼로냐 부럽지 않은 진주가 되는 것이다. 사실 제 첫 전공이 지역관광개발인데 저는 무슨 일이든 그(관광) 관점에서 본다. 관광의 ‘광(光)’은 빛 광자를 쓴다. 빛이 곧 문화요, 문화라는 그 빛에서 참신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는 게 제 생각이다.

김성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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